지난해 12월 15일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배터리업체로만 잘 알려졌던 중국 소형 자동차업체 비야디(BYD)가 자체 개발한 토종 전기차 양산모델 `F3DM`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F3DM은 가솔린 엔진을 달고 있지만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하는 특별한 때만 비상용으로 쓰는 전기차다. 도요타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카(가솔린과 전기를 같이 쓰는 차)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 도요타ㆍGM도 아직 해내지 못한 일을 1년 이상 일찍 현실화한 셈이다.
BYD는 지난 1월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F3DM을 출품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업체 가운데 스타로 급부상했다. 프리우스로 미국 친환경차 시장의 선두를 달리던 도요타는 오히려 뒷전으로 밀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생각지 못했던 변화다.
올해가 지나가면 업계 재편은 더 가속될 가능성이 크다. BYD가 올 4분기에 전기로만 가는 완벽한 전기자동차 `E6`을 내놓고 내년부터 미국시장을 직접 겨냥할 계획이어서다. E6은 한번 충전하면 400㎞를 달릴 수 있어 전기차업계에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본 같은 자동차대국에서조차 완전한 전기차 양산은 내년까지도 쉽지 않은 과
제다.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이 지난해 2억3000만달러에 BYD 지분 10%가량을 사들이면서 단번에 세계적 화젯거리로 부상했던 이 회사는 이젠 버핏의 추가 투자 요청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기다리라는 배짱을 부릴 정도가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른 쪽에서 손실도 낸 버핏에게 BYD는 11억달러가 넘는 평가이익을 선사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BYD 주가가 1년 새 6배나 뛰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BYD는 본토 선전증시에도 상장될 예정이어서 BYD 투자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버핏은 BYD 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투자사인 버크셔해서웨이 계열 미드아메리칸에너지를 통해 투자를 확대하면서 BYD가 북미시장에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태줄 계획이다.
왕촨푸 회장은 BYD 전기차를 가지고 내년부터 미국시장에서 판매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기차 생산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당초 계획을 1년이나 앞당긴 것이다.
하지만 미국시장 진출 등이 가속되면 성장성은 무궁무진해진다. BYD는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등 자동차를 900만대 팔아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