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동포정책에 대한 제언

‘재외동포기본법’ 통과, ‘재외국민보호법’ 제정, 이중국적 허용 및 선거권 보장
2008년 새해가 밝아오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게 되면서, 새 정부의 동포정책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교차하고 있다.
먼저 새해부터는 중국과 옛 소련지역 무연고 동포들의 방문취업제를 위한 한국어시험이 연 2회로 늘어나고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연변에도 시험장이 생길 전망이다. 또 동포들이 취업할 수 있는 업종도 숙박업 및 호텔업이 추가됐다. 그런가 하면 중국과 옛 소련지역 전문직 동포에게 재외동포 비자(F-1-4) 발급 요건을 대폭 간소화하기로 했다.
이에 해당지역 석사학위 이상 과정을 이수하고 전문직 업종 등 자격으로 6개월 이상 체류한 경우와 거주국이나 제3국에서 전문직종에 종사한 경우도 방문취업 비자가 아닌 재외동포 비자를 발급받게 된다. 특히 석사 2학기 이상 등록 유학생에게도 이 비자를 발급해 실질적인 혜택을 받는 동포들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이명박 당선자의 동포정책은?
이런 새로운 조처와 함께 이명박 당선인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동포정책 관련 공약은 새 정부에 상당한 기대를 갖게 한다.
이 당선인은 후보 시절 "이중국적과 참정권 획득은 물론, 동포청 설립 등 동포사회의 요구를 적극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재외동포 전문기구 설치, 재외동포 한글교육 지원, 동포 분야별 네트워크 지원 및 강화, 재외동포 참정권 및 이중국적 허용 추진, 외교 영사인력 강화 통한 재외국민 서비스 증진 등 각종 장밋빛 공약을 내세웠다.
이뿐 아니라 재외동포들이 세계인과 함께 한민족 문화의 우수성을 공유하고 한민족 문화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한 ‘한민족 문화엑스포 개최’ 등도 약속했다.
하지만 이런 공약 가운데 상당 부분이 한나라당 정책 자문위원이 신중을 기하기 위해라고 밝히긴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서 상세하지 못하고 부실해 그 실천 가능성에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우려는 벌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 당선인은 “동포 관련 정책과 사업이 외교통상부와 교육인적자원부, 여성가족부 등 각 부처에 흩어져 있어 대통령 산하 재외동포위원회를 신설해 동포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동포 전담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동포청 등 전담기구 설립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한나라당 안에서 재외동포 정책의 중립성 확보를 위해 재외동포 전담기구를 외교통상부로부터 독립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대통령 직속 재외동포위원회, 동포청, 총리실 산하 동포정책 부서 등 여러 설립 방안에 관한 논의가 진행돼 왔다.
하지만 최근 인수위 한 관계자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어, 상설 재외동포위원회와 동포청 설립은 한계가 있다”며 총리실 산하 동포정책 부서의 설립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해 애초 기대와 달리 가장 후퇴한 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재외동포 이중국적 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국민정서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 과제로 추진해야 하며, 병역의무 등 기본 의무가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애초 공약에서 후퇴하거나 미뤄지는 일은 다른 부분에서도 나타날 공산이 크다.
중국동포 관련 정책, 기대보다 우려 앞서
더욱이 중국동포 관련 정책은 우려할 부분이 훨씬 더 커지고 있다. 이는 이 당선인의 보수, 친미 성향과 닫힌 대북관 등에서 기인한다. 이 당선인은 노사관계에서 비정규직 문제나 파견근로제 등에서 친기업적인 태도를 보여 중국동포들을 포함한 외국인 근로자 문제에서도 친사용주 입장을 유지할 것이란 점에서 불법체류자 문제 등에서 상당한 압박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 또 홍콩의 <문회보>의 주장대로 외교에서 친미원화(親美遠華)의 자세를 보임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가 경제적인 부분이 아닌 외교적인 부분에서 긴밀하지 못해 특히 이중국적 허용 문제 등 동포관련 정책에서 의견을 달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처지다.
남북 관계에서도 지금의 남북 교류 흐름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고 북한에 대한 지원에 국민적인 동의를 우선하게 되면 현실적으로 큰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된다.
이런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중국동포 정책은 아무래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새로 들어설 이명박 정부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동포관련 정책을 몇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새 정부에 바란다
가장 먼저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재외동포기본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대통령 산하 ‘재외동포위원회 설치’를 뼈대로 한 이 법은 동포 전담기구로 하여금 동포 문제에 대한 좀더 효율적인 사업 집행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재외국민보호법’을 제정해 재외동포 실태조사 및 긴급지원, 정체성 확립 지원 등 국외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사고와 위난 상황에 대한 보호 체계를 확립하고, 생계 곤란을 겪고 있는 동포에 대한 실태조사와 기본권 보장을 약속하는 등 재외국민에 대한 능동적이고 실제적인 보호를 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중국적 허용 및 선거권을 보장해 재외동포의 국내 정치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대선 및 총선 비례대표 선거권과, 국회의원 선거의 지역구 선거권 및 지방선거 선거권을 부여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에 체류 중인 동포들에 대한 각종 복지 정책을 지원하는 한편, 주민등록번호가 없어 겪을 수 있는 ‘인터넷 접근권 차단’ 등의 불편을 방지하는 구체적 실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새해, 새 정부에 대한 동포사회의 반응이 희망으로 그리고 기쁨으로 나타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