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상징 5마리중 한마리 육식어 공격으로 사망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국보급 천연기념물인 중국 철갑상어가 홍콩 해양공원의 수족관에서 열대 육식어에게 물려죽자 홍콩 당국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홍콩 해양공원은 중국으로부터 선물받은 중국 철갑상어 5마리 중 한마리가 지난 21일 수족관에서 바다늑대로 불리는 육식어 바라쿠다의 공격을 받은 뒤 이틀만에 죽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25일 보도했다.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중국측은 지난달 올림픽 오륜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철갑상어 5마리를 홍콩에 선물했었다.

한달여의 검역을 마치고 일반인들에게 공개한지 3일만이었다.

변을 당한 철갑상어는 5마리 중 가장 작은 '5호'로 1.2m 정도의 크기였다.

1억4천만년 전 어류 및 척추동물 진화를 밝혀주는 활화석인 중국 철갑상어는 중국 연근해에만 서식하는 희귀 어류로 자이언트 판다와 함께 중요한 학술연구 가치를 가진 국가1급 보호동물이다.

장강(長江) 상류의 진사(金沙江)강 일대에서 산란, 바다로 흘러나간 뒤 10년을 지나 커지면 산란지역으로 다시 돌아오는 회귀성 어류이기도 하다.

중국이 끔찍이 아껴온 철갑상어를 선물받은 지 한달도 안돼 올림픽 개막을 한달여 앞두고 죽게 만들자 홍콩 해양공원측은 할 말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홍콩 해양공원이 이런 귀중한 어류를 왜 열대 육식어와 같은 수족관에 뒀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류황장 중국 과학원의 수중생물학 연구원은 "철갑상어는 바다에서 바라쿠다와 함께 서식하지 않는다. 이 온순한 원시어류는 수족관에서 육식어를 맞닥뜨렸을 때 숨을 곳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갑상어를 선물한 중국 수중 야생동물보호협회의 쭝민칭(宗民慶) 부처장은 "바라쿠다는 자신의 영역을 위협받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해양공원측의 주의 소홀을 탓했다.

해양공원측은 이에 대해 사전에 중국측 전문가들과 상의해 수족관에 철갑상어를 넣었다고 해명하면서 일단 철갑상어들과 바라쿠다를 격리시킨 뒤 추가 검토를 거쳐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